그 거리의 그 가게에서
우린 그렇게 스쳐 지나갔지
말 한마디 못 나누고...
한데 어떻게 기억하냐고?
그 쪽 거예요
다음에 만났을 때
난 그 미술관에
안내 창구에 새로운 아가씨가
그녀가 아르바이트라는 것도
과는 다르지만
그리고
그 아이는 항상
알고 있었어
혼자 있는 걸
난 널 무척이나
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지
외로워서
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해서
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랐지
우산 빌려줬잖아요
이 우산 아닌데요
- 답례예요
왜요?
필요 없습니다
그때 우린 둘 다 19살
너무 어렸지
하지만 왜 그렇게 두근거렸는지...
처음으로 걸려온 네 전화
첫 데이트 약속
만나기로 한 커피숍
처음으로 함께 본 영화
난 마음에 드는
누구보다도 먼저
우린 많은 얘길 나눴어
네 어렸을 때 얘기
너의 아버지가 일본인이라
그래서 네가 아오이 라는
그런 아버지를
어머니가 재혼하자
넌 새 가정에 적응 못했다는 것
줄곧 고독했다는 것
아버지의 나라를 알기 위해
넌 네가 있을 곳을
들어와
올라와
뭐 좀 마실래?
커피?
응
아, 시원한 게 좋을려나
시원한 건...
여긴 할아버지가
아, 그건 내가
이것도?
응, 도중에 그만두긴 했지만
넌 의아해했지만
자주 갔기 때문에
들어왔다는 걸 알고 있었고
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도
혼자라는 사실까지
냉정하게 견뎌내는 여자
강한 애라고 생각했었어
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
- 필요 없어요
음악과 책이 있으면
네게 소개해줬지
일본이름을 가지게 된 것
일찍 사고로 여의고
유학을 결심한 것
찾고 있다고 말했어
아... 슬리퍼
화실로 썼던 곳이야